그는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되기를 거부했다. 어떤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 상황을 파악하는 쪽을 선호했다. (......) 그리고 니콜라이의 관리 방식은 가장 탁월한 결과를 낳았다.
ㅡ 레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어떤 도구도 만능이 아니다. 모든 문을 여는 마스터키 같은 것은 없다.
ㅡ 아널드 토인비, <역사의 연구>
1장 조기 교육이라는 종교
그가 마침내 다른 스포츠들 - 특히 축구- 을 포기하고 테니스에 집중하기로 했을 때, 또래 선수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근력 코치, 스포츠 심리학자, 영양사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그의 발전에 지장이 생긴 것은 아닌듯했다.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들조차도 대개 은퇴할 나이인 30대 중반에, 그는 여전히 세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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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엘리트가되는 이들을 보면, 대개 초기에는 훗날 자신이 전문가가 될 바로 그 종목에서 신중한 훈련에 쏟은 시간이 사실상 더 적었다. 대신에 그들은 전문가들이 <샘플링 기간>이라고 부르는 시기를 거친다. 대개 체계적이지 않거나 체계가 엉성한 환경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는 기간을 말한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그들은 몸을 쓰는 기술들을 폭넓게 습득할 수 있다. 또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알게 된다. 그런 뒤에야 그들은 한 분야에 집중해 기술을 갈고닦을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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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직면한 도전 과제는 초전문화를 점점 더 장려하고, 심지어 요구하기까지하는 세상에서 넓은 폭, 다양한 경험, 학제 간 사고, 지연된 집중 훈련의 혜택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타이거의 조숙성과 명확한 목표 의식을 지닌 이들을 요구하는 분야들이 있다는 것도 분명ㅎ한 사실이다. 하지만 복잡성이 증가할 수록 -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가 점점 더 상호 연결된 드넓은 그물망으로 짜여 가면서 개인이 보는 영역은 점점 더 작아질 수록 - 로저의 길을 따르는 이들도 더 많이 필요하다. 애초에 폭넓게 시작하고, 성장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곧 레인지를 지닌 이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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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법칙과 일찍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시켜서 전문화에 힘쓰라는 개념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이른바 신중한 훈련의 정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 학습 환경은 친절하다. 학습자가 단순히 그 활동에 매진해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것만으로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카너먼은 친절한 학습 환경의 뒷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호가스는 그쪽을 <사악한 wicked> 환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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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분야에서는 게임의 규칙이 불분명하거나 불완전할 때가 많으며, 반복되는 패턴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아예 있는지조차 명백하지 않을 때도 있고, 피드백이 늦어지거나 부정확하거나 양쪽 다일 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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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한 전문화가 친절하지 않은 환경과 결합될 때, 친숙한 패턴의 경험에 의존하려는 인간의 성향은 끔찍한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노련한 소방관이 낯선 구조물에 발생한 화재에 직면했을 때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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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에 성공ㅎ한 이들은 한 분야를 추구해 얻은 지식을 창의적으로 다른 분야에 적용하고, 인지 고착화를 피하는 데 뛰어났다. 그들은 호가스가 <회로 차단기>라고 부른 것을 실행했다.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는 기존의 ㅎ해결책에 의짛하려는 경향을 외부의 경험과 유추를 끌어다가 막았다. 그들의 실력은 동일한 낡은 패턴을 <회피>하는 일에서 비롯되었다. 도전 과제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고 엄정한 규칙도 거의 없는 사악ㅎ한 세계에서는 레인지가 삶의 개선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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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사악한 세계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플린의 용어를 빌리자면, 오늘날 우리는 <과학적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본다. 그에게 이 말은 자신의 직접 경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층의 추상적 개념을 써서 단편적인 정보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분류 체계를 통해 현실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오지 마을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이질적인 분류 체계들이 판치는 세계에서 자랐다. 우리는 일부 동물을 포유류로 분류하고, 포유류를 생리와 DNA의 유사성을 토대로 유연 관계를 따져서 더 상세히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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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전에 없던 추상적 사고 능력을 대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려면, 이런 상황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각할 거리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과학적 안경을 쓸 준비를 하고 오지만, 과학적 추론이라는 스위스 군용 칼을 얻지 못하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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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법인 담당 부사장을 엮임했고, 현재 컬럼비아 대학교의 컴퓨터과학 교수로 있는 지넷 윙은 폭 넓은 <컴퓨터적 사고>를 스위스 군용 칼에 비유한다. 그녀는 그 사고가 독서만큼 근본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컴퓨터 과학이나 프로그래밍과 무관한 사람들에게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컴퓨터적 사고는 대규모의 복잡한 과제를 공략할 때 추상화와 분해를 이용한다. (......) 문제를 대변할 적절한 표현 혀애를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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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도구라고 해도 달랑 하나만 가지고서는 복잡하고 상호 연결되어 있고 급속히 변하는 세상을 헤쳐나가기 어렵다.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아널드 토인비는 기술적, 사회적 변화의 시대에 세상을 분석하는 일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도구도 만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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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대학생 때 나는 플린의 이상을 구현한 화학 교수를 만났다. 그는 시험 때마다 전형적인 화학 문제들을 내는 한편으로, 이런 식의 문제도 섞어 냈다. <뉴욕시에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일가?> 학생들은 추론만으로 추정해서 적절한 규모의 답을 내놓아야 했다. 교수는 나중에 이런 것들이 <페르미 문제>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대학교 축구장 아래 최초의 원자로를 만든 엔리코 페르미가 이런저런 문제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 추정값들을 끊임없이 어림짐작으로 계산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 질문의 궁극적인 교훈은 상세한 사전 지식보다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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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마스터와 소방관처럼, 현재화 이전 오지 마을 사람들은 내일도 어제나 오늘과 다를 바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 그들은 이전에 겪었던 일들에는 아주 잘 대비되어 있지만, 그 밖의 다른 모든 것들에는 거의 대비가 안 되어 있다. 그들의 사고 자체는 현대 세계가 우리에게 말해 온 점점 쓸모가 없어진다는 의미에서 고도로 특화되어 있다. 그들은 경험을 통한 학습은 완벽하게 할 수 있었지만, <경험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빠르게 변하는 사악한 세계가 요구하는 것은 바로 후자다. 새로운 개념들을 연관 지어서 다양한 맥락에 두루 쓸 수 있는 개념 추론 능력이다. 직접 겪어 본 적이 없는 문제와 맞닥뜨리면, 오지 마을 사람들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렇게 살 수가 없다. 도전 과제의 범위가 한정되고 반복되는 것일수록, 그것은 자동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에 어느 한 문제나 영역에서 얻은 개념 지식을 전혀 다른 새 영역에 응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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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반복되는 일을 덜 할 때가 더 낫다
<그러나 다양한 악기들로 노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 학교가 비범하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세 가지 이상의 악기에 고루 노력을 분산시킨 아이들이었음이 드러난다.>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처음 고른 악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치 남보다 일찍 시작해 앞섰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비범한 학생들은 피글리에 델 코로와 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비범한 아이들은 세 번째 악기에 적당한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후한 보상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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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비범함으로 이어지는 길이 다양함을 강조했지만, 가장 큰 공통점은 샘플링 기간이었다. 그런 학생들에게서는 느슨한 체계를 갖춘 레슨을 조금 받으면서 다양한 악기와 연주를 폭넓게 접한 뒤에야 범위를 좁히고,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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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보자면, 이 양상은 딱히 음악을 다룬 것은 아니지만 고전적이라고 할 한 연구 결과와 들어맞는다. 훈련의 폭이 전이의 폭을 예측해 준다는 것이다. 즉 무언가를 더 다양한 맥락에서 학습할수록, 학습자는 더욱더 추상적 모델을 구축ㅎ하며, 구체적인 사례에 덜 의지한다는 것이다. 그럴 때 학습자는 전에 접한 적이 없는 상황에 지식을 응용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창의성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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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부모들에게 조언하면서, 창의성은 함양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좌절시키기는 쉽다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아이들의 가정에는 규칙이 평균 여섯 개 인 반면, 극도로 창의적인 아이들의 가정에는 한 개뿐이라는 연구 결과를 지적했다. 창의적인 자녀의 부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자녀가 한 뒤에야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즉 하지말라고 미리 말하지 않았다. 그런 가정은 미리 제약을 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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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음악가들 중 일부가 독학으로 음악을 터득하고 악보 읽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이들이라니 좀 기이하죠.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 재즈를 가르치는 학교들에서 많은 학생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모두 똑같아요. 나름의 소리를 찾으려는 것 같지가 않아요. 색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소리를 찾으려고 애쓰면서, 더 많은 실험을 해보며 독학을 할 때 문제 푸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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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빠른 학습과 느린 학습
학습량이 정해진 경우라면 학습은 사실상 단기적으로 비효율적일 때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다. 스스로 시험을 볼 때 성적이 너무잘 나온다면, 좀 더 오래 기다렸다가 동일한 학습 내용을 다시 연습하는 것이 단순한 해결책이다. 시험을 다시 볼 때 더 어려워지도록 말이다. 좌절은 학습을 하지 않는다는 표시가 아니라, 천천히 한다는 표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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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학습한다는 것은 느리게 학습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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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경험 바깥의 사고
중요한 점은 문제 해결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느냐다. 다른 영역에서 나온 유추를 하나 제공했을 때, 방사선 문제를 해결한 사람의 비율은 세 배로 증가했다.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유추 두 가지를 제공했을 때는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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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학생들에게 겐트너가 <다양한 기초 영역들>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나오는 사고력을 갖추어 주는 일보다 전문 지식을 갖추어 주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본다. 반면에 겐트너는 학생들이 접하게 될 문제들의 유형을 분륳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추적 사고와 개념 연결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가장 유능한 문제 해결자들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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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문제 해결자는 문제에 맞는 전략을 고르기에 앞서 문제의 심층 구조를 잘 파악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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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의 모든 구성원들이 동일한 지식에 기댈 때,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생각이 비슷한 이들로 이루어진 집단은 유추할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한 명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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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장기적으로는 안 좋은 전략이라고 할지라도, 모두가 유리한 출발과 협소한 조기 전문화를 장려하는 쪽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유형의 지식, 아마도 가장 중요할 이 지식은 반드시 느리게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올바른 도전 과제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는 지식이 바로 그렇다.
- 173p
6장 그릿이 너무 많아서 문제
전문화를 언제부터 하는 것이 좋은지 연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전문화 시작 시점을 무작위로 할당할 수는 없겠지만, 맬러머드는 영국 학제가 자연스러운 실험의 사례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연구하던 기간에 영국과 웨일스의 학생들은 특정한 협소한 한 분야의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전공을 택해야 했다. 반면에 스코틀랜드의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서 2년 동안은 여러 분야의 과목을 필수적으로 들어야 했고, 그 뒤로도 샘플링을 계속할 수 있었다.
각국에서 학생이 듣는 대학 강의 하나하나는 특정한 분야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한편으로, 자신이 그 분야에 얼마나 적합한지 판단할 정보도 제공한다. 샘플링을 하다가 늦게야 적합한 전공에 집중하면 전공 분야의 기술을 덜 갖추게 되어 구직 시장으로 진출하지만, 어느 유명한 직업이 자신의 능력과 상황에 적합한지는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맬러머드의 의문은 이러했다. 이 두 전략 중 대체로 어느 쪽이 이길까? 늦은 전공자일까, 이른 전공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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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러머드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직무 적합도의 증가는 기술 쪽의 손실을 능가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에 관해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탐험은 교육이 제공하는 변덕스러운 사치품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핵심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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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을 일찍 택했든 늦게 택했든 간에, 전직을 한 전문가들은 전직을 잘 생각한 일이라고 여겼다. 맬러머드는 말했다. <자신이 가진 기술의 상당 비율을 잃으니까 타격이 있지요. 하지만 전직한 뒤에는 사실상 더 많이 성장하게 됩니다.> 언제 전문화가 이루어졌는지에 상관없이, 전직자는 경험을 토대로 자신에게 더 잘 맞는 것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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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 관련 책을 쓴 세스 고딘은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라는 개념을 비판하는 책도 썼다. 고딘에 따르면 <승자들> - 자기 분야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들이라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 은 어떤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재빨리 포기하곤 하며, 포기했다고 실망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만둘 배짱이 없어서> 일을 계속 붙들고 있을 때 <우리는 실패한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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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150개국의 20만 명이 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 갤럽 여론 조사에서는 85퍼센트가 자기 일에 열의가 없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답했다. 셰스 고딘은 그런 상황에서는 해류에 떠다니는 나뭇조각처럼 그냥 그렇게 내맡기기보다는 그만두는 것이 훨씬 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본다. 고딘은 인간이 매몰 비용 오류에 빠지는 것이 무척이라고 본다. 무언가에 시간이니 돈을 투자하면, 우리는 거기에서 손을 떼기를 무척 꺼려 한다. 그러면 자신이 시간이니 돈을 낭비했다는 의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나 돈은 이미 사라졌음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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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자신의 가능한 자아와 놀기
성격은 시간, 경험, 맥락에 따라서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이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온 시간도 경험도 적고 접하는 맥락의 범위도 좁은 어린 시기에는 확고한 장기 목표를 세울 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 "나의 이야기"는 계속 진화하며 마련이다.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했을 때, 앨리스는 그날 아침의 모험 이야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어제까지 거슬러 올라가라는 것은 무의미해. 어제의 나는 다른 사람이었으니까." 앨리스는 진리의 일부를 포착한 것이었다. 그 진리는 직무 적합도를 최대화하는 최선의 방식이 무엇인가에 심오한 결과를 미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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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외부인의 이점
빙엄은 기존 기업들이 이른바 국소적 탐색을 통해서 문제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즉 ㅎ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써서 전에 효과가 있었던 해결책을 써보는 것이다. 한편 외부인들을 초청하는 그의 방식이 너무나 효과가 좋았기에, 일라이릴리는 아예 독립시켜서 별도의 기업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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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엄은 그것을 <밖에서 안으로>의 사고방식이라고 불렀다. 그 문제 자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에서 멀리 떨어진 바깥에서의 경험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런 사고방식이 세계를 바꾼 사례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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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과학 교수이자 기계 학습 연구자인 페드로 도밍고스는 내게 말했다. <케글 건강 문제 경연에서 이기는 사람들은 의학 교육도, 생뭃학 교육도 전혀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진정한 기계 학습 전문가도 아닙니다. 지식은 양날의 칼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게 해주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못 보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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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문제 해결의 열쇠는 <문제의 <<홈구장>>이 해결책을 제약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는 외부인들을 청하는 것이다. 때로 홈구장이 너무나 제약되어 있어서 호기심 많은 외부인이 해결책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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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시든 기술을 활용하는 수평적 사고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프리먼 다이슨(Freeman Dyson)은 이러한 식으로 표현했다. 우리에게는 눈앞에 집중하는 개구리와 멀리 보는 새가 둘 다 필요하다. 그는 2009년에 이렇게 썼다. "새는 높이 날면서 멀리 지평선까지 폭넓게 수학적 경관을 살핀다. 우리의 생각은 통합하고 경관의 다양한 영역에서 나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하나로 묶는 개념들을 좋아한다. 한편 개구리는 가까운 신록들 속에서 두 위에서 자라는 꽃들만 본다. 개구리는 특정한 대상의 세세한 부분들을 좋아하며, 문제를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한다." 다이슨은 수학자로서의 자기 자신을 개구리라고 하면서도 이렇게 주장했다. "새가 더 멀리 보기 때문에 개구리보다 낫다거나, 개구리가 더 깊이 보기 때문에 새보다 낫다는 주장은 어리석다." 그는 세상은 넓은 동시에 깊다고 썼다. "세상을 탐사하려면 새와 개구리가 협력해야 한다." 다이슨은 어느 한 협소한 전공 분야만을 배운 개구리들이 과학 분야에 점점 넘쳐 나서 과학 스스로가 변화할 수 없는 상황이 될까봐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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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환경과 사악한 문제에 부딪힐 때, 경험의 폭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친절한 문제를 대면할 때에는 협소한 전문화가 매우 효율적일 수 있다. 문제는 초전문가가 협소한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이 그 전문 기술을 마법처럼 사악한 문제들에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가 기대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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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전문성에 속다
전문가들은 계속 실패하면서도 여전히 실패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테틀록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예측자들이 자신이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실제로 얼마나 잘하는지 사이에 신기한 반비례 관계가 나타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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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팀들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의 특징은 심리학자 조너선 배런 Jonathan Baron이 <적극적 열린 마음 active open-mindedness>이라고 한 것이다. 최고의 예측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검증이 필요한가 설로 본다. 그들의 목표는 자신의 전문성으로 팀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이 자신의 개념을 반증하는 것을 돕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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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 이야기 중 어떤 것도 고슴도치 전문가가 불필요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고슴도치는 중요한 지식을 생산한다. 아인슈타인은 고슴도치였다. 그는 복잡성의 밑에 놓인 단순성을 보았고, 그것을 증명할 우아한 이론을 찾았다. 그러나 그는 생애의 마지막 30년을 자신이 출범시키는 데 한몫을 한 양자역학에 내재된 혼란스러워 보이는 무작위성을 없앨 하나의 만물의 이론을 추구하는 일로 보냈다. 천체물리학자 글렌 매키(Glen Mackie)는 이렇게 썼다. "한 가지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 듯하다. 말년의 아인슈타인이 수학적 결론까지 티계를 쓰고 있어서, 관련된 발견들에 개의치 않았고 자신의 조사 방법을 바꿀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비유적으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자의 구조를 밝힌(토성의 고리와 태양계라는 유추를 써서) 동시대인 닐스 보어(Niels Bohr)는 아인슈타인이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하고, 신이 우주를 어떻게 움직인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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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는 복잡성을 대할 때 그 밑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체계화한 단순한 결정론적 인과 법칙이 깔려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체스 판에서 되풀이해 나타나는 패턴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우는 남들이 단순한 원인과 결과라고 착각하는 것에서 복잡성을 본다. 그들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대부분 결정론적이 아니라, 확률론적인 것임을 이해한다. 모르는 것도 있고 행운도 있으며, 역사는 반복되는 양 보일 때에도 정확히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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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피드백이 없는 사악한 분야에서는 경험만으로 수행이 개선되지 않는다. 효과적인 마음의 습관이 더 중요하며, 그런 습관은 계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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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훈련의 또 다른 측면은 예측 결과를 철저하게 해부해 교훈을 찾는 것이다. 특히 나쁜 것으로 드러난 예측들이다. 그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엄격한 피드백을 생성함으로써, 자동적인 피드백이 전혀 없는 사악한 학습 환경을 좀 더 친절하게 만들었다. 테트록의 20년에 걸친 연구를 보면, 여우와 고슴도치 둘 다 성공한 예측을 한 뒤에는 그 예측을 더욱 강하게 보강함으로써 금세 자신의 믿음을 갱신했다. 그러나 당혹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면, 여우는 그에 맞추어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고슴도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쉽게 말해 고슴도치는 그들의 견고해진 믿음에 근거한 예측을 했는데, 그 뒤에 더욱 <잘못된 방향으로> 이론을 갱신했다. 그들은 틀리게 만든 원래의 믿음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테트록은 말했다. <판단력이 좋은 사람이란 자신의 믿음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다.> 내기에서 지면, 그들은 이겼을 때 승리의 논리를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패배의 논리를 받아들인다.
이를 한마디로 학습이라고 한다. 때로 학습은 경험을 완전히 옆으로 치워 놓는 것을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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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친숙한 도구를 버리는 법 배우기
제아무리 고해상도 그림이라고 해도 커다란 그림 퍼즐의 작은 조각들을 따로 떼어놓고 보듯이 하면, 인류의 가장 큰 도전 과제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우리는 열역학 법칙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산불의 번짐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세포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지만, 세포로 이루어진 한 사람이 어떤 시를 쓸지는 예측할 수 없다. 각 부분만을 근시안적으로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생태계는 생물 다양성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전문화를 낳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폭넓음의 등대들이 있다. 역사가 아닐드 토인비가 말한 삶을 사는 이들이다. <어떤 도구도 전능하지 않다. 모든 문을 여는 마스터키 같은 것은 결코 없다.> 그들은 어느 한 가지 도구를 휘두르기보다는, 전체 도구 보관소를 지키고 도구를 더 모으는 일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초전문화 세계에서 레인지의 힘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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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의도적인 아마추어
기본적으로 모든 초전문화는 좋은 의도를 갖고 이루어지는 효율성 추구 욕구다. 운동 기술을 계발하거나, 제품을 조립하거나, 장치의 작동법을 배우거나, 신기술을 연구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려는 욕구다. 그러나 비효율성도 함양할 필요가 있다. 협소하게 초점을 맞춘 효율적인 발전이라는 폴가르식 지혜는 협소하게 구축된 친절한 학습 환경에서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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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드발은 말했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때는 그냥 탐사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비효율적이 되어야 해요. 지금은 이야기를 나누고 종합하는 시간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점심을 사무실로 싸들로 옵니다. 점심을 먹는 시간이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하지만 점심을 먹는 시간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연결을 이루기에 가장 좋은 시간일 때가 종종 있어요,>
- 400p
공학자 빌 고어는 듀폰을 떠나서 창업을 한 뒤에 고어텍스를 발명했다. 그는 기업이 위기 때 분야들 사이의 경계가 걷히면서, 시장에 가장 영향을 미칠 창의적인 일을 한다는 것을 간파한 뒤에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의사소통은 사실 카풀을 할 때 이루어진다.> 그는 이른바 <장난치는 시간>을 기업 문화의 일부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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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타이거의 경로는 불확실성이 적고 효율성이 높은 깔끔ㅎ한 처방이기 때문에 매혹적이다. 어쨌든 이른 출발의 유리함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반면 실험은 깔끔한 처방이 아니지만, 흔하고, 이점이 있고, 그럴 듯하게 동기 부여를 부추기는 전형적인 말뿐인 처방보다 실패를 더 견뎌 낼 것을 요구한다. 돌파구가 이루어지려면 그만큼 큰 실패도 겪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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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조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뒤처진다고 느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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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넒은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오늘의 자신을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라. 사람은 저마다 발전 속도가 다르다. 그러니 누군가를 보면서 자신이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지 말기를. 당신은 자신이 정확히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조차도 모를 수 있다. 그러니 뒤쳐져 있다는 느낌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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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화 그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도 명심하자. 우리 모두는 어느 시점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내가 처음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기 초전문화로 일종의 인생 해결이라고, 즉 다양한 경험과 실험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막아 줄 처방이라고 제시하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지는 글들을 읽고 관련 학회의 기조 강연들을 지켜보면서였다. 나는 이 책에서 그런 논의에 생각거리를 제공했기를 바란다. 다양한 분야들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정신적 방향과 개인적인 실험이 임의의 원천이며, 조기 교육의 유리함이 과대평가되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 대법관 올리버 웬들 홈즈(Oliver Wendell Holmes)는 한 세기 전에 생각의 자유로운 교환에 관해 이렇게 썼다. "그것은 하나의 실험이다. 모든 인생이 나름의 실험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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