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임지은
- 출판
- 미디어숲
- 출판일
- 2025.01.20
챗GPT는 시간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지금과 같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밀고가는 것이 맞는 걸까요?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을 더 일찍, 더 많이 담아두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 열쇠로는 더 이상 문을 열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정보는 AI가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니까요. 게다가 AI는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시키는 일도 능숙하게 해내며, 그 정확성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 AI 교과서의 일부 도입과 함께, 교육계에도 크고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p.9
불과 3~4년 사이에 벌어진 변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현실에서 AI 활용 간증 사례는 차고 넘친다. 한 중소기업은 더 이상 번역 담당자를 고용하지 않고, 기존 인력의 절반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스타트업은 신입 개발자 없이 팀장이 혼자 AI를 활용해 모든 개발을 맡는다. 한 대기업 팀은 챗GPT를 활용해 이전에 2주 걸리던 업무를 단 몇 시간 만에 끝냈다고 한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직업 세계의 기존 질서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다.
- p.23
유망한 직업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어떤 직업이 유망하다고 판단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일자리를 찾는 코딩 개발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좋아 하고 잘하는 분야를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며, AI를 자신의 전문성 을 더하는 데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다.
결국, 사이언스 분야 최고 영예인 미국 컴퓨터학회 ACM 데이터 베이스 연구회 혁신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컴퓨터 과학계의 대가 페드로 도밍고스(워싱턴주립대 명예교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미래는 사람과 AI가 대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도가 될 것이다. AI 활용 능력이 직업과 기회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p. 26
아이에게 어떤 역량을 키워줘야 할까?
첫째, 인공지능과 경쟁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힘을 기르고,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자기다움'을 가져야 한다. 뿌리가 단단히 자리 잡은 아이는 어떤 풍랑이 와도 유연하게 넘나들며 파도를 탈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삶의 목적을 명확히 가지고 있는 아이는 쉴 새 없는 변화가 밀려와도 방향을 잃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둘째, 평생 배움을 즐겨야 한다. 앞으로는 명문대학에 들어가 얻는 프리미엄이 그리 크지 않다. 이미 세계 유수 대학의 저명한 강의를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고,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학연, 지연이 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번아웃되지 않고 꾸준히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려면 공부를 즐겨야 한다.
셋째,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간성이 좋아야 살아남는다.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기란 불가능하다. 서로의 생각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에 있어서는 나를 따르라'는 'Me 리더십'이 아닌 'We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나'보다 우리, '혼자'보다 함께 성장하는 마인드를 갖고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넷째,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 최고의 경쟁력은 경쟁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사회는 'the best가 아니라 the only one'을 원한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창의적 혁신이 일어난다. 마음껏 상상하고, 관찰하고, 경탄할 줄 알아야 새로움이 보인다.
다섯째, 문제해결 능력이다. 앞으로는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정답이 아니라 삶 속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섯째, AI•디지털 리터러시다. 'AI•디지털 네이티브가 살아갈 세상에서 'AI• 디지털 리터러시'는 마치 국영수를 배워야 하는 것과 같다. AI• 디지털 시대의 AI•디지털 리터러시는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그리고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윤리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 p. 28
"살아남는 종은 강하거나 지적인 종이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 _찰스 다윈
찰스 다윈의 통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AI 시대에도 변화에 적응하는 자가 생존한다. AI 기술의 도입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있으며, 기존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요한 건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 능력, 그리고 그 변화를 자신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적응형 인재Adaptive Talent가 되는 것이다.
- p.32
그런데 이젠 단순히 빠르게 반응하는 애자일 인재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시대에는 적응형 인재가 필요하다. 적응형 인재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가득한 환경에서도 단순히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변화의 파도를 타는 것을 넘어, 아예 새로운 파도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 애자일 인재는 빠르고 효율적인 실행력에 중점을 둔다면, 적응형 인재는 창의적 대처와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 나간다. 과거에는 변화에 반응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 p. 33
교사의 역할 변화: 가이드와 촉진자로서의 교사
AI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교사의 역할도 변화할 것이다. 지금처럼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학습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지도를 하는 코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학생이 쓴 글을 검토하고, 학생이 더 나은 발상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스탠퍼드대학 교육대학원 폴 김 부학장은 오래전부터 "교사의 역할이 정보를 전달하는 '티칭'에서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코칭' 으로 옮겨가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코치가 스타를 만들듯 교사는 학생에 대해 정말 잘 알아야한다. 코치는 자기가 아는 걸 일방적으로 쏟아내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자질을 파악하고 끊임없이 피드백해야 한다.”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도 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인재 양성 허브 스탠퍼드대학에선 상대평가 방식이 없다. 경쟁은 팀 단위로 이뤄진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 p. 41
가장 개별적인 것, 자기만의 스토리가 길이 되는 시대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 또한 같은 맥락이다. 성공하는 방식은 예측 불가능할 만큼 다양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다움', '유니크'다. 다른 사람이 넘보기 힘든 오직 나만의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람들을 '오타쿠', '덕후'라는 이름으로 다소 폄훼하곤 했다. 이제는 '덕질'이 또 하나의 능력이 되는 분위기다.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의 저자 마커스 버킹엄Marus Buckingham은 "못하는 것을 끌어올릴 시간에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라."라고 조언한다.
"약점을 고치려는 것은 더 이상의 실패를 막아 줄 뿐 강점을 승화시켜 주지는 못한다.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훈련과 학습을 통해 발전시켜라."
이제 '온리 원only one'이 경쟁력이다.
- p. 56
AI는 나와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들만 친구 추천을 한다. 뉴스도 내가 클릭 한 것과 유사한 뉴스만 골라 보여 준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친절한 알고리즘씨'가 내가 그동안 즐겨봤던 것을 근거로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를 보여 준다. 정보가 넘쳐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기 생각과 같은 정보만 편식하게 된다. 확증편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깊이 사고하지 못하고 쉽게 선동당한다. 콘텐츠는 갈수록 무궁무진해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다양성과는 멀어진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내 생각마저 AI가 지배한다.
어디 그뿐인가. 인간의 마지막 영역이라던 문화예술계마저 Al 논쟁으로 뜨겁다. 'AI 미술가', 'AI 화가'의 작품이 고가에 팔리고, 'AI 시인'의 시는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AI 작곡가'의 음악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다. 국내외에서'AI 아트' 전시회가 열리고, 갤러리와 경매를 통해 작품 거래가 이뤄진다.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장르인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을 융합할 수 있다. AI는 BTS를 들으며 팝아트를 할 수도 있고, 르누아르를 학습하며 영감을 얻어 서정시를 쓸 수 도 있다. 시대의 흐름에 이미 문화예술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한 AI 작품은 예술의 본질, 인간이란 무엇인가, 같은 근원적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 p 99
토론은 말하기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동시에 잡는 확실한 훈련 도구다. 그뿐 아니라 미래 역량으로 꼽히는 소통과 협업, 융합, 인성, 자기주도학습 능력까지도 키울 수 있다. 이미 대학원이나 기업은 면접 때 '토론'을 필수항목으로 넣고 있다. 생각하는 힘과 융합, 소통 능력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학교 수업도 주입식에서 토론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 p. 110
코딩 프로그램 스크래치를 만든 MIT 공대 미첼 레스닉Michel Rend 교수는 "아이들에게 코딩보다 글쓰기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기사나 소설을 쓰는 시대에 굳이 글쓰기를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는지 묻는 이들에게 미첼 교수는 말한다.
"바보 같은 질문이다. 당장 생일 축하 카드부터 우리 삶 모든 부분에 쓰기가 있다. 무엇보다 쓰기는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친다. 글을 쓰면서 아이디어를 체계화하고 개선하고 검토하는 법을 배운다. 글을 잘 쓸수록 생각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
- p.120~ p.121
튀는 아이로 키워라
유대인은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하브루타'를 한다. '하브루타'는 둘씩 짝을 지어 질문과 토론식으로 하는 그들만의 공부법을 일컫는다. 짝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상대의 나이, 직위, 권위 이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는 유대인은 기존 이론이나 학설에도 반기를 들고 자기주장을 펼친다.
나아가 유대인 부모는 남보다 잘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남과 다르게를 강조한다. 다 똑같이 한 쪽으로 가면 세상은 기울어질 것이란 탈무드 격언과 함께. 그리고 늘 아이에게 생각을 묻는다. "네 생각은 뭐니?"
- p. 139
AI 시대에는 여러 직무, 특히 단순 반복적인 일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한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로봇이 한다면 인간은 창조적이고, 감성적이며, 재미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로봇이 힘들고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창조적인 일을 하며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의 방향성은 뚜렷해진다. 창조성과 감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창의성 발현을 위해서도 협업 능력은 필수적이다. 창조는 연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대개 창의성이 뛰어난 이들은 남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융합과 협력이 중요한 Al 융합 시대에는 혼자 성공할 수 없다. '협력하는 괴짜'가 되어야 한다.
- p. 148
이러한 기계에 대체되지 않는 확실한 무기는 사람됨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을 아는 아이가 멀리 가고, 오래 가고, 행복하게 함께 간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이타심, 배려심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의 삶에 이롭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p. 155
놀이는 대뇌 전두엽의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두엽은 인간의 발달 단계에서 가장 늦게까지 형성되는 영역으로, 서로 무관해 보이는 정보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내고, 목표를 설정하며,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담당한다. 또한 의사결정, 감정과 생각의 확인 및 정리, 욕망의 자제, 계획 수립 등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관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몸을 움직이며 동시에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뇌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뇌신경 재생인자 단백질'이 분비되며, 이를 통해 뉴런 간의 새로운 연결이 형성된다.
소뇌의 크기 역시 놀이 시간에 비례했다. 소뇌는 가장 많은 뉴런이 모여 있는 부위로, 뇌의 다른 부분이나 척수로부터 정보를 받아서 운동 기능과 평형감각을 조절할 뿐 아니라 감정, 주의력, 언어 습득과 같은 중요한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놀이 부족은 수면 부족만큼이나 뇌 건강에 치명적이다. 특히 뇌가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놀아야 할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한글, 숫자를 가르치는 건 아이가 평생 지니고 살아갈 뇌의 발달과 맞바꾸는 일이다.
일찍이 영국, 독일, 핀란드 등 선진국들은 놀이의 중요성을 깨닫 고아이들의 놀이를 국가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유는 명확하다. 국가의 미래는 물론 아이들의 행복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순 지식을 암기해서는 시시각각 새로운 세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답이 없는 문제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힘이 요구된다. 놀이는 미래를 헤쳐나갈 역량을 기르는 최고의 도구다. 창의성, 소통, 협동, 리더십, 자존감, 끈기, 인내 등 살아가는 기술이 다 녹아들어 있다.
- p. 163
문제해결 중심의 학습법: 왜 배우는지를 알게 하라
일론 머스크는 베이징 TV와의 한 인텁에서 문제해결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제 해결 방법을 가르치는 것, 그리고 도구가 아니라 문제에 대해 가르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엔진 작동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친다고 해 봅시다. 전통적 접근법은 '드라이버와 스패너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하지만 이건 너무 어려운 방법입니다. 훨씬 더 나은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기 엔진이 있는데, 이제 이걸 분해해 볼까요? 아, 드라이버가 필요하네요?
이때 두 가지 중요한 일이 일어납니다. 공구들의 관련성이 분명해지고, 학생들은 학습 목적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뭘 배우는지 인지하는 것이죠."
- p. 170
"우리는 왜 이 제품을 만드는가?" 스티브 잡스의 이 질문에서 아이폰이 탄생했고 세상이 바뀌었다. 질문의 힘이다.
"아빠, 왜 사진을 보려면 기다려야만 해요?" 즉석카메라 폴라로 이드 창업주인 에드윈 랜드는 세 살 딸아이의 질문에서 영감을 얻었다. 세상 모든 혁신이 이렇게 탄생했다. 기존의 방식에 '왜?'란 물음표를 던지는 일. 질문은 혁신의 씨앗이다. '왜 사과는 아래로 떨 어지는 걸까?' 질문하자 사과는 뉴턴에게로 와 만유인력의 법칙이 되었다.
좋은 질문은 기존 통념이나 관습, 누구나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 에 의문을 제기한다. '태양이 움직이고 있을까? 지구가 움직이고 있을까?'(코페르니쿠스) '높은 곳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 중 무엇이 먼저 떨어질까? (갈릴레오) 세상을 바꾼 건 답이 아닌 질문'이다.
- p. 179
얼마 전까지 구글 검색에서 적합한 키워드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적절하고 정교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요구된다. 챗GPT 시대에는 질문을 잘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다. 생성형AI가 우리의 일상, 학습, 업무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도구를 넘어 창의적 문제 해결의 원천이 되고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해도, 인간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AI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명확한 질문을 던지고, 추가 정보를 요청하고, 답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다. AI는 정치, 경제, 물리, 화학 등 인간이 평생 학습할 수 없는 방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러한 Al를 활용하려면, 결국 질문하는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이는 직업의 영역에서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질문은 또한 배움의 씨앗이다. 질문이 없으면 배울 수 없다. 질문이 없는 건 호기심이 없어서다. 경영컨설턴트이자 『고수의 질문 법』 저자인 한근태는 호기심이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면 질문할 수 없다. 질문은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내가 아는 것과 더 알고 싶은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나오는 것이 질문이다."
- p. 180~181
자기주도성, 이제는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AI 시대의 자기주도성은 단순히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거 나 스스로 공부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목표를 계획하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주도적으로 배우고 활용하는 능력, 이것이 진짜 자기주도성이다.
우리가 직면한 AI 시대는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AI는 단순히 반복적인 업무나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솔루션을 빠르게 제공한다. 그러나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는 바로 '자율성, 창의성, 그리고 내적 동기다.
AI는 지식을 전달하고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를 무에서 유로 만들어내거나 인간 고유의 감정과 가치를 반영해 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스스로를 이끌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는 경험을 통해 길러진다.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단순히 시험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 자체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힘이다. 또한 누구도 정해주지 않은 길을 탐색하며 자신의 삶을 개척할 용기다.
- p. 189 ~ p. 190
AI 시대의 자기주도성, 진짜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AI는 답을 줄 수 있지만, 질문을 던지는 건 인간의 몫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챗GPT에게 공룡은 왜 멸종했나요?"라고 묻고 답을 얻었다고 치자, 여기서 멈추면 AI가 해준 숙제를 받아 적은 것과 다를 게 없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왜 이 질문을 던졌는지, 답에서 무엇이 흥미로운지, 더 알아보고 싶은 게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 결국, AI는 공을 던져주는 역할을 할 뿐이고, 그 공을 가지고 어떻게 경기할지는 인간의 몫이다.
- p. 190 ~ p. 191
시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고,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가장 효율적인 길을 제시해 준다. 그러나 이 효율 속에서 우리는 종종 중요한 것을 놓친다. 바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모든 것이 자동화된 세상에서는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정답보다 나만의 해답'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기술과 세상의 요구에 이끌려 다니며 결국 자신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 p. 201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일'에의 미를 부여한다. 자기가 해낸 일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그 과정 역시 의미 있다고 여긴다. 내가 하는 일을 AI가 더 잘할지라도, 언제 대체될지 몰라 불안하더라도 '나'라는 존재를 귀히 여기는 '슈퍼 에고'가 필요하다.
- p. 214
아마존의 컴퓨터 클라우드 사업부를 이끌었던 샌디 카터 (언스톱퍼블 도메일 수석 부사장)는 아마존이 신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매주 실패를 토론한다. 매주 수요일, 팀이 모여 무엇에 실패했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실패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문화로 정착될 때 크고 담대한 혁신에도 도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시장이 두 배로 커지고 방향이 바뀌는 상황에서 '내일'은 이미 늦다.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고, 당장 실행에 들어갈 때다."
- p. 228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Dand Pit는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공감은 타인의 신발에 내 발을 넣어봄으로써 느끼는 그 발의 체온'이라고 표현했다. 맹자가 말한 '사단'과도 닮았다. 남을 측은하게 여길 줄 알고(측은지심), 잘못을 부끄러워하고(수오지심), 양보하고(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능력(시비지심)이다.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가장 뛰어난 공감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공감을 통해 인간은 다수에게 효율적이고 이로운 시스템을 만들었고, 문명의 발전을 거듭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을 그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icus', '공감하는 인간'이라 명명 하면서 이렇게 단언했다.
"인류의 역사를 주도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는 공감이며, 미래는 확실히 '공감의 시대'가 될 것이다."
- p. 249
공감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이를 몸소 실천한 사람이 바로 '공감 행동주의의 선구자'라 불리는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Patica Moor다. 20대였던 그녀는 여든 살의 노파로 분장하고 3년 동안 미국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노인으로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직접 체험했다. 20대의 몸이라면 10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를 노인의 모습으로는 한 시간이 걸렸다. 식당 문을 열거나 식품점 에서 시리얼 상자를 꺼내는 단순한 일조차 노인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그녀는 노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제품들을 개발했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공감은 자신의 관심사가 모든 관심사가 아니며, 자신의 필요사항이 다른 모든 사람의 필요사항이 아니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깨닫는 것이다. 나는 공감이 최대한 충만하게 살기 위한 방식, 끊임없이 발전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공감은 당신이 스스로 가두어 놓은 울타리를 열어젖히고 나가, 새로운 체험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p. 250 ~ p. 251
아프리카 수백 개 부족이 사용하는 말 중에 '우분투Ubunt'란 단어 가 있다. 이는 '당신이 있어 우리가 있다'는 뜻이다. 바구니 속 사탕 을 맨 처음 도착한 사람이 모두 가지는 게임에서, 아프리카 아이들 은 모두 함께 손을 맞잡고 달린다. 이 정신을 깊이 품고 있는 것이다. 경쟁에 지친 교실을 치유하고 '함께 가자'고 말하는 아이는 이미 공감의 달인이다.
- p.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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