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라는 인생의 한 장을 넘긴다는 것
2024년은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그 난이도가 매우 높은 한 해였다. 특히 계엄령 선포라는 전대미문의 헛발질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혼란과 불안을 초래했다. 마치 잠복기를 가진 바이러스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독재의 망령과 그 잔재가 여전히 꿈틀대고 있음을 재확인한 사건이기도 했다. 오래전 친일에서부터 군부 독재를 거쳐 이제는 검찰 독재까지, 권력의 속성이 어떻게 변주되며 반복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려 애썼지만, 많은 내상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겨우 한 해를 버티고 있다고, 이제는 2024년 12월을 보내주자고, 마음을 정리하던 시기에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했다. 한 해를 버티는 힘을 다하는 시점에 발생해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영상을 통해 생생히 두 눈에 각인된 충격적인 잔상과 함께, 많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고,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 사고는 단순한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안전 문제와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게 아닐까, 어쩌면 우리 사회는 세월호 이후에서 더 나아지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좌절감 때문에 더욱 씁쓸하고 비통하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을 희생자 가족을 생각하면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슬픔에 마음이 무겁다.
사회적 격량 속에서 나 자신의 위치와 목표를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내가 깨달은 것은 '작은 것부터라도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매일매일은 도전이었지만, 그 도전 속에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키워가기, 거대한 문제 앞에서 무력함을 느낄 때 나 자신을 돌보고 주변에서 작게 빛나기, 그런 것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logs of the year
결핍, 단단한 불씨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이직이었다. 작년부터 이직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했는데, 어쨌든 그 목표를 달성했다.
이직을 준비하며 가졌던 목표를 돌이켜보면, 그것은 어쩌면 놀랄 만큼 단순하고 명확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기업에 가야겠다"는 결심이었다. 마치 어릴 적 우리가 대통령, 검사, 의사처럼 직업 그 자체를 '꿈'으로 삼았던 것처럼, 나에게는 그저 더 크고 좋은 "회사를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목표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런 방식의 목표 설정이 꼭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직업이 아닌 '어떤 회사'를 목표로 삼는다는 건 냉혹한 당위의 잣대를 들이대 따져보면 다소 불순한 동기일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의 나도, 누군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그것이 강력한 동력이었다. 이유는, 그게 단순하니까. 너무도 명확하고, 선명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의식을 크게 들일 게 없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참 이직만을 위해 달려왔던 시간이었다.
개인 공부시간을 가진 것 외에 여러 활동도 참여했는데, 특히, 항해플러스라는 10주간의 개발자 역량 강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방통대 학부생으로서 회사 일과 병행하며 수강과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수험생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출근 하기 전 아침 2시간, 퇴근 후에도 스터디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험공부를 위해 휴가를 쓰는 날이면 밀린 강의를 듣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곤 했다.
한창 치열하던 계절을 치뤘다. 열망은 중요한 동력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어떤 일정 수준의 독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결핍"이 아니었나 싶다. 결핍. 결핍이야말로 작지만 단단한 불씨이다.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한 커리어에서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실력, 지위, 연봉, 내가 가고 싶은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역량, 등등. 덕분에 나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었다.
울타리 밖의 질문들
막연했던 꿈이 현실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오래된 주눅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기분이 들었다. 다만, 성장과 도전에 대한 갈망은 여전한데, "What's next?"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예전에는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고민했던 문제들이, 이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더 본질적인 물음으로 확장되고 있는 느낌이다.
대기업이라는 울타리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러면서 “직(職)과 업(業)”의 경계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내가 몸담는 “직장”과 실제로 내가 해나가는 “일(업)”을 어떻게 구분하고 바라볼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울타리는 한편으로는 보호해 주지만, 동시에 제한한다. 대기업이라는 안전망은 분명 든든하지만, 그 울타리가 나를 안전하게 감싸주는 동시에, 때로는 가능성을 가두는 울타리가 될 수도 있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무너졌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니, 끊임없는 학습과 자기 관리는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처럼 아침에 독서실, 저녁에 독서실을 전전하며 독기에 겨운 생활만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그 시절이 만들어준 독한 에너지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옥죄었던 기억도 있다.
이직이라는 목표를 통해 어쨌든 다니고 싶은 직장에 다닌다는 것은, 내가 기차를 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차에서 내려야 할 때 나는 혼자 걸어갈 수 있을까, 혹은 다른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면 주저 없이 갈아탈 수 있는가, 이런 고민을 한다. 언젠가 지금의 직장이 사라지거나, 내가 스스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상황은 반드시 오니깐. 그때 나는 우물 안 개구리로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넓은 세상에서 내 힘으로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는가.
결국 그 답은, 내가 “무엇을 할 줄 아느냐”와 “어떻게 성장해 왔느냐”에 달려 있지 않나.
커리어에 있어서 과거는 단거리 스퍼트와 같이 느껴졌다면 이제는 좀 더 장기적인 마라톤으로 보는 관점이 생긴 것 같다. 결핍을 채우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기 위해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
올 한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정리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두 가지만 톺아보고 싶다.
이 두 가지는 내가 지난한 시간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버팀목이 되었다.
1.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진 것
사실 내 상황을 놓고 보면, 개발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기엔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30대 초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전공도 완전히 다르고 관련 업계 경험도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동생과 대화하며 “이 나이에 신입으로 어딜 취업해”라고 말할 때, 나는 Literally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면에서는 “개발자"라는 도박을 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어쨌든 당당히 세금 내며 멀쩡한 직장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가장 큰 공을 돌려보자면,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부족한 실력이나 불리한 조건에서 '결국 나는 해낼 수 있다'라는 희망이야말로, 힘이 세다.
2. 시스템적인 루틴을 만든 것 - 테코테코, 11맨 모임
또 한 가지는 “테코테코”라는 알고리즘 문제 풀이 모임을 시작한 점이이다. 알고리즘 공부는 혼자 하다 보면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그런데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문제를 풀고 코드 리뷰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마련하니, 자연스럽게 ‘해야만 하는 환경’이 구축됐다.
시스템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은 반드시 실패한다. 성공은 좋은 시스템을 골라 계속 정진하다가, 마침내 운이 더해져 이루어지는 결과다.”라는 <더 시스템> 속의 문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4시간 이내 마라톤 완주’라는 구체적인 기록이 목표라면, ‘매일 운동하기’라는 습관이 시스템이다.
나를 스케줄 속에 밀어넣는 것, 그 장소에 몸뚱이를 옮겨다 놓는 것, 그게 시스템이다.
이 모임을 통해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깨달은 것은 단순히 "알고리즘 문제를 잘 푸는 법"에 그치지 않았다. 오히려 '삶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여정이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feature와 분기
2025년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1. 건강
작년부터 꾸준히 고민하던 화두가 건강이다. 아무리 바쁘고 일이 많아도,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20분 정도씩 가벼운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해야지 생각하면 부담이 커져서 포기하기 쉽다. 그래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잘하느냐' 보다는 일단 몸을 그 장소에 갖다 놓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축 늘어져서 운동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상황에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을 하는 대신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 끈을 묶는다. 이때 중요한 점은 운동복과 신발을 다 착용했음에도 운동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착용했으니 무조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아예 운동복을 입을 마음조차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으면 순식간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운동복이 주는 감촉이 뇌에 ‘헬스클럽으로 가라’는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에너지가 썩 달갑지는 않아도,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때 해야 할 일은 하나 더 있다. 언제든 집에 돌아가도 된다고 스스로 허락하는 것이다.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한 바퀴 둘러보면서 어떤 기분이 드는지 살펴본다. 차로 헬스클럽에 도착해서 실내로 들어가서 한 바퀴 둘러보면 운동할 마음이 든다. 1년에 다섯 번 정도는 헬스클럽에 가서 둘러보고 그냥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실패했다는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사실은 그 반대다. 실패는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단어다. 만약 목표가 운동이라면,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돌아오는 내가 실패자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을 지키고 있다. 시스템은 틈을 용인한다. 원래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헬스클럽까지 갔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어찌 보면 헛수고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는 결코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전반적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운동을 해도 성공한 것이고, 비록 운동을 하지 않고 돌아온다 해도 성공한 것이다. 어쨌든 나의 마음가짐은 항상 된다. 적어도 집을 나서서 머리라도 맑게 비웠다는 점에서 나는 결과에 만족한다.
- <더 시스템> (스콧 애덤스 저, 베리북 출판) 중에서
이 마음으로 점심 시간 마다 먼저 식당이 아니라 헬스장으로 향하는 소박한 규칙을 실천하고 있다.
2. 느슨한 연대
두 번째 키워드는 느슨한 연대다. 이미 ‘테코테코’ 모임을 통해서,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알고리즘 문제를 해결하고 리뷰하며 얻은 시너지 효과를 몸소 체감했다. 이 모임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각자 바쁜 일정이 있음에도 ‘느슨하게’ 그러나 ‘끈기 있게’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 테코테코의 모체인 ‘11맨 모임’이 그 확장의 중심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얻은 함께 움직이되, 너무 강한 강제 없이 서로 돕는 방식은 다양한 분야나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 모임 확장: 개발자 외에도 다양한 직군, 혹은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을 함께 초대해 볼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 공유와 피드백: 느슨한 연대라 하더라도, 함께 뭔가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스템이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이를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나 정기적 오프라인 모임을 좀 더 체계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2025년의 목표는 이 느슨한 연대를 통해 내 개인의 성장을 넘어, 더 폭넓은 교류와 협업의 장을 열어가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 글의 본글에서 좀 더 다룬다.
3. 커리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나의 시간과 노력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3년, 5년, 10년 후 내가 이루고 싶은 이상적인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현재의 결론 중 하나는 대학원 진학이다. 내년에는 조지아텍의 온라인 석사 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앞으로 n개월은 토플 성적을 위한 영어 공부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또한, 내년 상반기 안에 간단한 책 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천성 문과 기질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글을 쓰고 공유하는 것을 좋아해서 어쩔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내가 쌓은 지식과 경험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에게 도전 과제를 던져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성취를 넘어,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결과물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여러 가지를 다 같이 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우선 순위를 조정해서 해야 할 일들을 잘할 수 있을지는 아직도 고민 중이다.
Connecting the dots
터닝 페이지
이번 글은 사실 어제 터닝 페이지라는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이 모임은 간단히 말해,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의 방향성을 함께 그려보는 연말 모임이었다.
-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 모임은 11맨이라는 느슨한 커뮤니티 안에서, “올해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새 출발점으로 삼자”는 취지로 진행되었다. - 무엇을 했나?
모임 참가자들은 각자 2024년의 로그(Logs of the Year)를 공유하고, 2025년 새로운 기능이나 목표를 “Feature & 분기”라는 관점에서 구상했다. 또한 “낭만 있게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꿈과 로망, 성장과 도전, 열망과 영감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커넥팅 더 닷츠(Connecting the Dots)’
랜덤 질문과 소그룹 토론을 통해 과거의 경험과 점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앞으로 어떤 가능성으로 펼쳐질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해 보았다. 스티브 잡스의 연설처럼, 지금은 보이지 않는 점들이 미래 어느 시점에서 서로 연결되며, 각자의 길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라고 모두가 믿게 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터닝 페이지”라는 이름답게, 한 해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는 순간들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 의미가 깊었다.
커밋 메이트
이번 모임의 배경이 된 11맨은 원래 항해플러스의 작은 동아리에서부터 시작된 커뮤니티다. 매일매일 Git 커밋을 올리고 잔디를 인증한다는 단순한 액션플랜에서 출발했지만, 돌이켜보니 그 밑에는 ‘따로 또 같이 성장’하고 ‘서로의 커리어 고민과 라이프스타일을 나누자’는 공동의 가치가 있었다.
이 모임은 커밋 메이트로서의 여정이었다.
하루하루 잔디를 심고, 실제로 항해 측에서 마련한 기부 창구를 통해 그 잔디를 기부하기도 했다. 작지만 의미 있는 기여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함께하는 성취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한다.
이제는 잔디를 채우는 기술적 활동을 넘어, 각자의 성장과 연결을 도모하는 "집단 지성의 숲"으로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11맨 안에서는 이미 테코테코(알고리즘 스터디), 노앤써(시스템 디자인 스터디) 등 다양한 소모임이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지속성과 확장을 위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모임을 확장하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액션 아이템이 무엇일까? 우리의 핵심 가치인 성장과 공유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다양성의 가치: 새로운 구성원과의 연결을 통해 서로 다른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 작지만 꾸준한 활동: 전체 구성원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액션 아이템을 정하기.
- 확장된 커뮤니티: 분기별로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고, 다양한 주제의 소모임과 이벤트를 통해 모임의 에너지를 지속하기.
지향하는 그림은 다음과 같다. 서로 다른 공전 주기를 갖는 평소에는 각자 다른 궤도를 돌다가도 필요할 때 교차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만들어내는 궤적의 집합과 같은 모습?
연대와 성장
험난한 한 해였지만, 그 속에서 얻은 연대와 성장의 경험이 앞으로의 여정에 빛나는 터닝 페이지가 되면 좋겠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결핍과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인상 깊은 한해였다. 그 시작이 결핍에서 시작되든, 혹은 열망에서 시작되든, 그것을 확장하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연대가 아닐까. 작은 점을 찍고 연결해 가며 불씨를 번지는 힘, 그것이 연대이고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또 다른 새해를 건너갈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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